삶의 향기

살아있는 모든 순간순간이 기적임을

작성자 : 김창해 작성일 : 2021-07-16 조회수 : 635

오늘은 아침부터 선물 꾸러미를 들고 길을 나섰다. 오늘 방문할 곳은 미혼모 시설.

시설 내 출산을 앞둔 자매가 있다는 소식을 듣고

따뜻한 위안과 힘이 될까 싶어 작은 선물 셋트를 준비해 찾아 나섰다.

두렵고 암울하고 힘든 상황을 무릅쓰고 생명을 선택해준 사람들이 하도 고마워서 시작한 방문이다.

친정엄마의 이름으로 전달되는 선물 보자기 안에는

마음을 전하는 손편지와 미역, 소고기 그리고 분유가 들어있다.

엄마가 끓여준 미역국을 대신할 만한 것이 있을까?

그 미역국을 얻어먹지 못해 사랑이 고픈 사람들에게

사랑이 듬뿍 담긴 마음의 미역국이라도 끓여주고 싶은 마음이다.

아이를 지켜줘서 고맙다고. 당신은 세상에서 가장 용기 있는 엄마라고. 다 괜찮아질 거라고.

 

차 한잔하고 일어서는데  수녀님이 34주만에 세상에 나온 아이가 있다면서 기도와 안수를 청하신다.

수녀님이 안고 온 아이를 떨리는 마음으로 받아 안았다.

아이들이 베는 베개만큼의 무게 딱 그만큼이었다.

이 아이가 세상에 나와서 빛을 보고 나를 만나기까지가 모두 기적처럼 느껴졌다.

내가 살아 누군가를 만나는 모든 순간순간이 이렇듯 기적이리라.

 

다시 청으로 돌아오는 길,  머리를 스쳐 가는 생활성가가 있었다.

너는 검으나 나는 너를 사랑한다

  

하느님 사랑으로 우리는 매일 기적을 산다.


  • 허제윤 2021.07.17
    34주만에 씩씩하게 세상에 나온 아기... 대견합니다! 세상의 모든 아기는 기적과 감동 그 자체인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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